관계란 언제나 조금씩 공평하지 않다. 맷은 이따금 자신의 몸을 껴안은 채 두근두근 울리는 피터의 맥박을 느끼며 생각한다. 피터가 자신의 등을 꼭 붙잡는 작고 따스한 체온을 느끼며 그렇게 생각한다. 맷은 피터가 무엇을 자신에게 원하는지 잘 안다. 아무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지난한 고통 속에서도 기댈 수 있는 잠깐의 위로. 몸을 데울 한 줌의 온기. 그 정...
플래시는 자신이 언제부터 눈을 싫어하게 되었는지 기억한다. 이라크에서 돌아오고 나서 처음으로 맞은 겨울, 그는 심한 감기에 걸렸다. 사막의 열풍을 고스란히 맞던 그의 이마는 또다시 후끈후끈한 열로 달아올랐다. 그에게도 한때 잔병치레 한번 없던 건강이 자랑거리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와서 그런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영영 불구가 되어버린 자에...
CIA 소코비아 임시지부의 직원들 사이에서 최근 유행하고 있는 화제는 '이 나라의 다음 독재자 후보'도 아니고 '반군 본부의 위치'도 아닌, '플래시 톰슨 정체 밝혀내기'였다. 내전으로 매일같이 도시에서 반군들끼리의 싸움이 끊이지 않는 이곳에서, CIA로 활동한다는 것은 언듯 들으면 흔한 첩보영화처럼 스릴넘치면서 위태로운 나날이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For. 가위님(@IlIl0w0IlIl) 피터가 침대에 누워 있은 지도 어느덧 이십 분째였다. 문 밖에선 설거지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물소리와 달각거리는 접시의 소리가 피터의 가슴을 날카롭게 쿡쿡 쑤시기 시작했다. 피터는 하아, 하고 짧은 한숨을 쉬었다. 오늘 설거지할 사람은 피터였다. 요리는 맷이 하고, 설거지랑 뒷정리는 피터가 하고. 그런데 피터가 자신...
폐허의 불문율이 있다. 묻어버린 그 어떤 것도 파내지 말 것. 누구한테 들었던 말이더라, 피터는 흐릿한 기억을 여기저기 한참을 더듬었다. 그럼에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찜찜한 불쾌함에 살짝 얼굴을 찡그렸지만, 곧 고개를 흔들어 털어버렸다. 지금 상황에서 누가 말했고 아니고가 중요하랴. 다만 지금와서 그 말이 생각난 이유는- 맷 머독 때문이다. 맷 머독은 가이드...
맷피터의 소재 멘트는 '제멋대로 굴어줄래?', 키워드는 상실감. 오늘은 예정보다 일찍 약속이 끝난 날이었다. 본래라면 오늘 6시에 약속이 끝나자마자 맷은 예약해둔 레스토랑에 갈 예정이었다. 약속장소에서 레스토랑까지는 걸어서 정확하게 28분이 걸렸고 맷은 예약확인을 하는 시간과 상대가 늦을 것까지 감안하여 정확히 6시 40분에 그곳에 식사를 시작하기로 했었다...
뉴욕에는 수많은 맷과 피터가 있다. 그들의 이름은 그다지 특이한 것이 아니므로, 여기저기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그들의 관계도 흔해빠진 것이 아니겠느냐고 맷은 생각했다. 그러나 그 수많은 맷과 피터가 온전히 똑같은 사람일 수 없듯이, 그들의 관계 역시 그러하리라고. 그건 그들이 세번쯤 만남과 헤어짐을 되풀이한 후 영영 헤어지기로 결정한 그...
단어 : 벨소리 문장 : 이름 불러줘서 기뻐 ! 분위기 : 눈을 가리고 귀를 막으면서까지 외면할수밖에 없는 맷은 언제부턴가 피터 파커의 전화가 두려워졌다. 피터 파커가 들으면 퍽 서운해할 말이라는 것은 안다. 피터와 맷은 그들이 교류한 이래로 적절한 농담이 80%, 신변잡기성 잡담이 20%인 대화를 나누는 관계를 유지해왔다. 심지어 서로의 시크릿 아이덴티티...
침몰하는 새와 사막의 꿈 DayaCat 지음 일러두기 *이 작품은 픽션입니다. 실제 역사와의 차이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의 지명과 인명 등의 고유명사 외래어 표기는 두산백과의 기준을 따랐습니다. 칼날이 목을 찔렀다. 끄극, 하고 뼈와 쇠가 맞부딪치며 거슬리는 진동이 손에 느껴졌다. 목뼈와 쇄골 사이의 급소를 정확하게 파고든 칼날에서 이윽고 시뻘건...
송태원이 나고 자랐던 동네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아파트 단지가 하나 있고, 바로 그 옆에 초등학교가 하나, 그리고 골목마다 조그만 가게와 빌라가 들어찬 곳이었다. 횡단보도를 건너 10분 정도 걸어가면 지하철역이 나오고 프랜차이즈 가게, 병원 등등이 자리잡은 꽤 큰 빌딩들이 대로를 따라 이어졌다. 여의도나 강남, 종로 같은 곳에 가려면 환승을 거쳐야 해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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